그냥은 안 만든다, 정성스럽게 그리고 아름답게
디스틸러앤브루어는 로컬의 유형, 무형의 재료를 가지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춘천의 양조장입니다.
증류하는 사람을 뜻하는 디스틸러와 차를 우리는 사람을 뜻하는 브루어가 합쳐진 저희 양조장의 이름처럼 디스틸러앤브루어는 인간의 삶을 풍요롭고 여유있게 만들어주는 ‘술’과 ‘차’가 어우러진 제품을 만듭니다. 또한 지역의 이야기를 술의 재료로 삼아 술을 빚습니다.
지금까지 출시된 제품은 춘천메밀막걸리 흐들8, 춘천마임축제 공식막걸리 '도깨비가 환장하는 막걸리, 난장', 레몬밤 리큐르 '소양블루스', 춘천메밀증류주 '흐들'이 있습니다. 특히 '도깨비가 환장하는 막걸리 난장은 춘천 마임축제를 만들고 즐기는 모든 이를 도깨비로 가정하고 있는데 도깨비가 메밀을 좋아한다는 설화 속 내용에 착안하여 개발하게 된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습니다.
2024년 1월 강원대학교 누룩연구소와 '미생물 자원 개발 협력 및 상호 교류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고 4월에는 지역의 고유 특성을 살리는 축제 브랜드 상품 개발을 위해 (사)춘천마임축제와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또한 2023년부터 춘천 술페스타에 참가하여 춘천메밀로 만든 술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춘천메밀막걸리 흐들8
'춘천의 이야기가 술이 됩니다'
다른 지역 양조장도 그러하겠지만 저 역시도 춘천에 양조장을 만들며 꼭 춘천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술을 만들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춘천의 농산물 이외의 무언가를 같이 술에 담고 싶었습니다.
춘천 메밀 막걸리가 디스틸러앤브루어의 첫술이 된 이유는 예전에 아내가 해준 이야기가 계속 기억에 남았기 때문입니다. (아내는 춘천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춘천 애들은 이유식 먹기 시작하면 들기름에 비빈 막국수를 먹어. 난 설탕도 넣어서 비벼먹었데." 그리고 장모님은 아직도 슈퍼마켓에서 건메밀국수를 살때면 "메밀국수면은 막국수집에서 사다 먹어야 맛있는데..이젠그런 곳이 없지."라고 아쉬워 하십니다.
춘천시는 메밀을 특화 작물이 아닌 특화 자원이라고 부릅니다. 춘천이라는 도시의 문화에는 메밀이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역할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만드는 술의 재료에 메밀이 꼭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모든 제품에서 메밀은 꼭 들어가는 주/부재료입니다.
흐들8은 춘천메밀막걸리라는 수식어를 항상 붙일만큼 메밀로 꽉 차있는 술입니다. 메밀은 쌀에 비해 5배나 비싼 재료입니다. 하지만 적당히 메밀 냄새만 피우고 싶지는 않았기에 재료에서 타협하지 않았고 이점은 저의자부심이기도 합니다.
메밀은 쌀과 달리 점도가 떨어지고 부서지는 성질과 발효 과정에서 생겨나는 독특한 산미로 인해 제품 개발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후에야 안정적인 방법을 찾게 되었습니다.
흐들8은 양조 전 과정에서 메밀은 향과 풍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춘천메밀과 춘천쌀로 고두밥을 짓고 술을 빚어 일정 시간 발효가 끝나면 직접 볶은 메밀로 차를 우려 가수를 합니다. 이 과정은 약 720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춘천메밀막걸리 흐들8은 청포도 같은 맑은 산미와 함께 뒤이어 입안 가득한 부드러운 쌀의 질감, 잘 발효된 술에서 느껴지는 상큼한 과실의 향, 볶은 메밀 특유의 코코아 향, 마지막으로 내쉬는 숨에서 느껴지는 메밀의 은은하고 고소한 향이 느껴집니다. 만두나 백순대, 배추전, 메밀전과 같이 양념의 맛이 강하지 않은 안주들과 페어링이 특히 좋습니다.
흐들8의 라벨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흐들 8의 라벨에는 춘천을 대표하는 소설가 김유정의 '오월의 산골작이'에 나오는 옛 춘천을 묘사한 문장이 마치 메밀의 알곡처럼 알알이 맺혀 있는 모습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춘천이라는 토양에서 자라난 자랑스러운 열매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오월의 산골짝이'에는 김유정의 고향, 춘천 실레마을의 옛 정취와 마을 사람들의 소박하고 정겨운 삶의 모습들이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런 춘천의 옛 모습을 추억하거나 혹은 상상으로 떠올려보면서 술을 함께 음미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흐들8의 라벨을 디자인하였습니다.
메밀은 다른 곡식들과 달리 뾰족하고 모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먹을 것이 부족한 사람들의 배를 채워주던 고마운 작물이라고 생각합니다. 흐들8에 이어 메밀을 사용한 춘천메밀증류주 흐들이 2024년 12월 출시 되었습니다. 막걸리와 또다른 맛과 향을 지닌 흐들은 현재 저희 양조장에서 가장 사랑 받는 제품 입니다.
춘천메밀증류주 흐들
춘천메밀증류주 흐들은 흐들8을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 함께 기획한 제품입니다. 그래서 이름에서도 그 연속성이 있습니다. '흐들'은 메밀꽃이 흐드러진 모양과 흐드러지게 기분 좋게 취한 모습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메밀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제품에는 '흐들'이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춘천메밀증류주 흐들은 고소한 메밀의 향과 은은하고 깊은 여운을 느낄 수 있는 투명한 황금빛의 40% 증류주입니다. 차분하고 품위있는 느낌을 주는 맛과 향이 특징입니다.





